[정민정기자의 커들링] 사람의 온기는 생각보다 강력하다. 우리는 종종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을 안아주는 행위를 통해 나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치유와 회복의 힘이 깃들어 있다. ‘커들링(Cuddling)’이라는 단순한 포옹이 어떻게 관계를 변화시키고,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을까?
이번 연재에서는 ‘치유와 힐링 기법으로서의 커들링’을 주제로 다양한 관계 유형과 그 속에서 커들링이 가지는 의미를 탐구해보고자 한다. 특히, 관계의 유형을 분석하는 TA 교류분석과 DISC 성격 유형, 에니어그램을 활용하여 커들링이 단순한 신체적 접촉을 넘어 심리적 치유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관계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그러나 관계의 핵심을 살펴보면 네 가지 주요 유형으로 나뉠 수 있다.
소원한 관계 – "내 인생은 내 인생이고, 네 인생은 네 인생이다."
서로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인 삶을 유지하는 관계이다. 개인의 자율성을 보장하지만, 감정적 거리가 멀어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밀착된 관계 – "너 없이는 나의 인생이 불행하다."
상대방에게 의존도가 높은 관계이다. 감정적으로 깊이 연결될 수 있지만, 자칫하면 심리적 독립성을 상실할 위험이 있다.
종속된 관계 – "네 인생은 나의 인생 안에서 내가 결정한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통제하는 관계이다. 이는 건강하지 않은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며, 상처와 억압을 동반할 수 있다.
서로 공유하는 관계 – "네 인생과 나의 인생을 교류하면서 서로의 고유 영역을 존중하고 지지한다."
건강한 관계 유형으로, 서로를 인정하면서도 독립성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 네 가지 관계 유형 속에서 커들링이 어떻게 작용할 수 있을까?
커들링은 단순한 포옹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관계를 조정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신체적인 접촉을 통한 따뜻한 포옹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줄이고, 행복 호르몬인 옥시토신을 증가시켜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소원한 관계에서는? 커들링은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오랫동안 감정을 나누지 못했던 관계에서도 가벼운 포옹을 통해 새로운 다리를 놓을 수 있다.
밀착된 관계에서는? 지나치게 의존적인 관계에서 커들링은 감정적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상대방의 존재를 확인하면서도 ‘건강한 거리’를 인식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종속된 관계에서는? 일방적인 통제 속에서 커들링은 진정한 관계 회복을 위한 대화의 문을 열어줄 수 있다. 포옹을 통해 상대방의 감정을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고, 상호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서로 공유하는 관계에서는? 이미 건강한 관계에서도 커들링은 정서적 유대감을 더욱 깊게 만든다. 이는 서로를 지지하고 존중하는 중요한 행동이 될 수 있다.
커들링은 단순한 신체적 접촉이 아니라,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감정적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다. 관계가 소원해진 부부, 부모와 자녀, 친구 사이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안아줌으로써 오해를 풀고, 감정을 나누며,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물어야 한다. "언제 마지막으로 누군가를 진심으로 안아본 적이 있는가?"
이 연재를 통해 커들링이 가지는 의미를 더 깊이 탐구하고, 관계 속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