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종합뉴스/정민정기자]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고 정서적 안정을 찾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커들링(Cuddling)’이 주목받고 있다.  커들링이 단순한 신체 접촉을 넘어 깊은 심리적 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치유 기법임을 강조한다. 이번 글에서는 커들링의 필요성과 목적을 중심으로 심리정서적 지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조명해본다.

커들링, 왜 필요한가?

현대 사회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복합외상증후군(CPTSD)은 점점 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가정폭력, 성폭력 등으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은 정서적 각성 조절의 어려움, 신체화 증상, 자아 정체성의 혼란, 대인관계 문제 등을 겪는다.

커들링은 이러한 심리적 후유증을 치유하는 데 있어 매우 효과적인 접근 방식 중 하나다. 단순한 신체적 접촉을 넘어, 따뜻한 포옹과 터치가 불러오는 심리적 안정감과 신뢰를 기반으로 정서적 안정과 자기 회복을 돕는다.

커들링의 주요 목적: 복합외상증후군 치유

복합외상증후군을 겪는 이들은 외상 기억과 외상 관련 정서에 대한 회복이 필요하다. 커들링은 세 가지 단계로 접근하여 이 과정을 돕는다.

1. 안정화 단계

정서적 각성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고, 신체와 마음이 이완될 수 있도록 돕는다.
신뢰를 형성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기른다.

2. 기억 처리 단계

외상 경험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하고, 침습적 기억(트라우마에 대한 반복적 회상)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한다.
외상 관련 감정을 탐색하고, 스스로를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3. 통합 단계

커들링을 통해 얻은 안정감과 회복된 자아 인식을 현실 생활 속에서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대인관계에서 신뢰감을 회복하고,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커들링을 경험한 이들은 ‘나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몸과 마음이 연결되는 느낌이 들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신뢰하는 법을 배웠다’ 등의 변화를 보고한다. 특히 트라우마로 인해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사람들은 커들링을 통해 자기 긍정감을 회복하고, 감정적 안정감을 얻는 경우가 많다.

커들링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한 환경’과 ‘신뢰할 수 있는 관계’다. 단순한 신체적 접촉이 아니라, 감정과 감각을 조율하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커들링은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존의 심리 치료 방법들이 주로 언어적 상담과 인지 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면, 커들링은 보다 직관적이고 본능적인 치유 방법으로 다가온다. 한국 사회에서도 커들링이 보다 공적인 심리치료 기법으로 인정받고 적용될 수 있도록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

가정폭력 및 성폭력 피해자뿐만 아니라, 일상의 스트레스와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도 커들링은 유의미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제 우리는 ‘혼자 견디는 회복’이 아닌, ‘함께하는 치유’를 고민할 때다.